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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에서 발생한 '함정' 사건을 이유로 3월 28일 전후 주말의 여러 TV 프로그램들이 결방이 되었다.
일요일 밤에 많은 이들을 웃겨주던 KBS 2TV '개그콘서트'도 방송사의 결정에 따라 결방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결방의 이유를 보면, '국군 장병들이 무사 귀환하기를 기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여기서 묻고 싶다.

시청자들이 기다리던 TV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면 과연 '국군 장병들이 무사귀환'하게 되는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그냥 하루든 이틀이든 방송사는 '정방'하고 방송을 쉬면 되지 않는가? 
 
방송사가 특정 '프로'를 결방시키는 것과 '국군 장병들이 무사 귀환하는 것'과는 필연적으로 연관성이 없다.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면서, 현장 소식을 다루고 분석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대신 편성했으면, 그 '진의'라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개콘'을 결방시킨 KBS2는 '스폰지2.0'라는 정보오락 프로그램을 대신 편성했다. '개콘'이나 '스폰지'나 크게 보면 '오락' 프로인 것인 매 한가지다. 

필자는 '개콘'을 거의 시청하지 않는다. 이런 필자까지도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 지경인데, 정말로 '개콘'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의 심정과 기대는 어떠하겠는가?

방송사들은 이처럼 의례껏 그래야 하는 것처럼, 주요 방송프로 장르들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든 이중의 잣대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SBS에서는 3월 28일 '인기가요'와 같은 음악프로가 결방되었다. 대신에, 그 시간에 드라마를 편성했다.
반면에, 프로야구 중계는 KBS1 공영방송 지상파에서도, K-리그 축구 중계는 정상적으로 진행하였다. 

프로야구, K-리그 프로축구, 드라마, 기타 오락프로그램은 되고, '음악프로'나 '코미디'는 안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음악프로' 결방시키고 그 시간에 '드라마' 틀어서 상황이 개선된 것이 있는가, 아니면 '개콘' 대신에, '스폰지 2.0'이 나가서, 상황이 좋아지기라도 하는 것인가, KBS1 TV의 '프로야구' 중계는 되고, KBS2 TV의 '개콘'은 안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한 주간 피로에 지친 시청자들과 생활인들은 주말의 주요 프로에서 힘을 얻어야 하는 '필요'가 있다.
'함정 사고'도 피로를 주고 있는 마당에, 시청자들의 이런 채널 '시청권'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방송사들이 주요 프로를 결방하면서, 현장 상황을 다루는 특집 프로라도 편성했으면 이해할 만도 하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다.
 
그리고, '국군 장병들이 안전하게 돌아오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자.
방송사들이 사건의 발생에 1차적 책임은 없지만, 그래도 그들의 무사귀환에 기여할 것이 있다면, 그 방식은 과연 무엇일까?

방송사들이 상황 개선에 기여하려면, 시청자들이 기다리는 주요 프로그램들을 결방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서는 안된다.
거기에는 어떤 개연성과 인과관계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현장 상황을 알리고 분석하여, 책임 당국자들의 적극적인 현장 대응과 조치를 촉구하는 방송을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방송 언론에서는 그런 비판 정신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정권 당국의 '위기 대응'을 보면, 상당히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있고, 과연 상황 대응을 즉각적으로 효과적으로 최선으로 다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그래서 '방송'은 이런 상황들을 지적하고, 당국자들의 '주의'를 촉구해야 한다.

방송사들이 시청자와의 정보 소통을 위해 해당 특집 프로를 그 시간에 편성하고, 상황 대응을 촉구한다면 모르겠지만,
어떤 설득력도 개연성도 없는 방식으로 주요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는 '결방의 문화'는 이제 재검토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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