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 Lucky 최근글 <--


정운찬 님께서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후에 청문회도 보면서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남들에게 굳이 큰 해를 끼친 것도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이 자기가 원해서 지명했고, 그를 대체할 다른 사람이 싶게 떠오르지도 않는 마당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용인해 주어야 할 것은 해 주어야 하지 않는가... 그렇게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정운찬 님은 국무총리 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현정권이나 여당측에서는 새로운 국무총리 감을 물색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청문회가 개최되기 이전부터 최고 관심사였던 '병역' 관련 사항은 사실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도덕적으로는 당연히 비난할 수 있고, 굳이 '병역'을 필하지 않는 사람을 자꾸 공직에 올려놓으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문제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저라면 어떤 이유에서든 병역을 필하지 않은 사람을 굳이 최고 공직에 쓰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현 정권에서는 그 기준이 다르므로, 그들 눈에서 보는 것입니다. 
정운찬 님께서 유학을 떠나던 1970년대는 유학을 가서 배우는 사람도 귀했기 때문에, 나라에서 강하게 제재하지 않고, 학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압니다. 잘 배우고 돌아오는 것도 '애국'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시절입니다. 또, 형식적인 위법은 해당 사항이 없으므로, '병역'은 논점이 되지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병역 미필자이고, 한승수씨도 그렇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태반이 '병역 미필자'들인데, 도대체 뭘 바라겠습니까?


2.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부당 수수한 것은 불법입니다.
정운찬 님께서는 Y사로부터 '용돈'으로 1천만원을 받았고, '대가성'이 없으므로 '뇌물'이 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이는 자기에게만 너무 관대한 해석입니다. 남한테 아무런 대가없이 거져 돈을 받는 것은 '증여'에 해당하여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리고 '대가성'이 없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미 정운찬 님께서는 주요 공직을 수행했고, 차기 주자로 거론될 만큼 사회적 명사였기 때문입니다.

정운찬 님께서는 남한테 1천만원씩 '용돈'으로 받아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입니까? 
저는 남한테 '1만원'을 거져 받아도, 매우 불쾌해 할 겁니다.
왜 자신은 1천만원을 그냥 받아도 아무 상관도 없고, 문제도 되지 않는지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3. 'YOO24' 사로부터 '자문'을 하면서, 수수료를 취한 것은 엄연히 겸직금지 의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1) 이 점은 청문회에서도 깊게 논의되었으나, 형식적으로도 불법입니다.
2) 굳이 형식적으로 논의하지 않더라도, 이에 대해 전혀 '죄의식'을 못느낀다는 것이 더 불쾌합니다.
'병역' 관련 사항은 옛날 일이니까 그렇다 쳐도, 이런 일들은 최근에 벌어졌기 때문에 더 큰 문제입니다.

정운찬 님께서는 이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자신이 별로 하는 것도, 기여하는 것도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께서는 별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이름 내걸고, '명패' 걸어주는 대가로 1년에 1억 이상을 수수하며 '불로소득'을 구현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까?

일반 시민들은 전혀 수긍할 수 없는 논리입니다. 일반인들은 여전히 연봉 2~3천만원도 안되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왜 1인 국민총소득이 2만달러를 밑돌고 있겠습니까. 평균소득이 2천만원 내외도 안된다는 겁니다.

아무 것도 기여하는 게 없었는데, 1년에 1억 이상 받는 것이 '자신의 사회적 명성'이나 '이름값'에 비해 당연하다는 겁니까?
그러면서, 겸직 의무 위반은 아니었다는 것입니까?

이런 자기 기만적이고 자기에게만 관대한 논리는 교수 사회의 고질적인 자가당착에 불과합니다. 교수들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지켜야 합니다. 이런 기만적인 태도에 '지성'에서 비롯되는 '품격'과 '지혜', '가르침'이 있을 수 있습니까?


4. 아들에게 미국 국적을 계속 보유하도록 권유한 것은 명백하게 적절하지 못한 처신입니다.
정운찬 후보자께서는 귀국 후 아들이 미국 국적을 상실한 것으로 계속 생각하고 살았는데, 아들이 병역을 마친 후 미국 연수를 준비하는 과정에, 미국 국적이 상실되지 않은 것을 알게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알게된 후보자께서는 아들에게 미국국적을 포기시키고 즉시 한국 국적을 확실하게 확인하는 작업을 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운찬 본인이나 당신의 아들이나 이미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한국 국적을 영위하는 상태에서 어릴 때부터 줄곧 한국땅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운찬 님께서는 오히려 아들에게 '미국 국적을 계속 보유하라'고 권장했습니다. 미국 국적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 '거절'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마치 '행운'인 것처럼 대했습니다.

정운찬 님이나, 이드님이나 미국 사람입니까? 국적을 갖는다는 것은 그 나라의 사람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정운찬님과 아들을 키운 것은 '미국'이었습니까?

청문회를 보면, 이러한 당신의 행동에 대해 정운찬 님께서는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지 못합니다. '도덕적 불감증'이 심각하게 걸려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최고 공무원이 되겠다는 사람의 생각치고는 전혀 건전하지도, 적절하지도 못합니다.
당신의 자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반 자녀들에게 그렇게 권장할 수 있습니까?
'그래, 이게 왠 떡이냐, 이중 국적 보유해라?'

여기는 미국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입니다.


5. 세종시에 대한 불법적 발언입니다.
정운찬 님께서는 '국무총리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서 상당히 착오를 하고 계신거 같습니다.
국무총리는 '입법부'인 국회가 정한 입법내용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의 최고 공무원일 뿐입니다.
국무총리는 물론 '국무총리령'을 발할 수는 있지만, 법의 내용에 전적으로 예속되되는 것이고, 주요 권한은 입법권이 부여한 집행(execution) 권한만 있을 뿐입니다. 
세종시는 입법부가 입법한 입법 내용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고, 집행부인 행정부는 이에 따라 법의 내용을 집행해야 합니다. 
청문회 위원인 관련 국회의원들의 지적대로, 국무총리는 이미 정해진 '법대로' 법을 집행하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권한은 매우 제한적이고, 주요 권한이 아닙니다.

세종시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지만, 국무총리의 주요 임무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6. 국무총리의 권한에 대한 과도한 기대입니다.
국무총리는 입법부가 결정한 법에 기속되어 집행하는 집행기관의 최고 공무원일 뿐입니다.
국무총리의 권한은 대통령의 의지를 구속하지 못합니다. 대통령이 부리는 헌법기관일 뿐입니다.
국무총리는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니라, 헌법과 법에 따라 국정이 원할하게 진행되도록, 국정을 집행하는 기관일 뿐입니다. 
정운찬 후보자께서는 자신이 국무총리가 되면, 뭔가 크게 변할 것처럼 스스로 생각하시고 계신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엄연히 행정부의 최고권한은 '대통령'에게 있고, 국무위원들도 그의 '의지'를 좌우하지 못합니다.
결국, 국무총리는 말 그대로 집행(execution)하는 기관일 뿐입니다. 대통령이 부리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7. 본질적으로 국무총리로서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준비 부족입니다.
청문회에서 보건데, 국정에 대한 준비가 전혀 부족합니다. 
여러 국정 현안들에 대해 '잘 모른다', '잘 알아보지 않았다' 식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정운찬 님께서는 '대학입학' 면담을 하고 계십니까? 국정은 프로페셔널을 요구하는 자리입니다.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어느 정도의 청사진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헌법'이나 '법'에 대해서 지적으로도, 감각적으로도 '무지', '무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위에서 밝혔듯이, 국무총리는 집행부의 집행 권한이 법에 맞게, 헌법에 맞게 구현되도록 집행하는 기관입니다.
가장 큰 임무는, 법에 맞게 행정 권력이 작동하도록 해서, 국정이 원할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헌법적 감각이 너무 많이 부족합니다.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습니다.
국무총리는 경제이론을 펼치는 사람이 아니라, 입법부가 부여한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적 충전이 안되어 있습니다.
 
특히, 당사자의 이미지로 굳어져 있는 최근의 주요 경제 동향에 대해서는 더욱 심각합니다.
법적으로도도, 현실적으로도 너무나 심각해 보이는 무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권의 '조세정책', '재정정책'은 최대의 주요 현안입니다. 특히, 무리한 '감세정책'으로 인한 '재정균형' 붕괴는 심각한 상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운찬 후보자께서는 '감세정책'과 같은 현실 주요 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무감각', '준비부족', '입장의 불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아무런 입장과 생각이 없습니다. 뭘 공부했거나, 검토했다는 늬앙스도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뭘 기대할 수 있습니까? 홈그라운드라는 '경제 이슈'에서도 이 정도인데, '외교', '국방', '사회', '복지' 등 일반 분야에서는 아예 기대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8. 논문 내용의 중복 게재에 대해서도 너무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만일 이런 동일한 행태가 미국 대학에서도 일어났다면, 과연 용납이 가능한 것인가, 본인 스스로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타인에게 동일한 잣대는 자신에게도 동일해야 합니다.


9. 유일한 희망은 이명박에 대한 내부 견제 가능성이나, 발탁 동기나 청문회 과정에서 보건데 기대하기 힘듭니다.
국무총리의 법적인 권한과 역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과도한 기대가 드러나고 있으며, 현 주요 정책에 대해서 충분한 검토와 입장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결국 국정 역할자에서 이명박 정권의 '얼굴마담'으로 거수기로 전락하여, 정운찬 후보자 당신 스스로도 절망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합니다. 안하는게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정운찬 님께서는 국내 거시경제학계에서 스승으로 오랫동안 존경받고 계시며, 국내 경제학의 선구세대와 후학세대를 잇는 충분한 가교역할을 하셨습니다. 이 점은 누구든지 그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충분히 학계의 목소리로 현실 경제의 외부 조언자, 스승으로, 충언자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무총리로서는 현재 나타난 내용과 청문회에서 밝혀진 후보자 본인의 태도로 보건데 그 직책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당신께서 법적으로 '무감각함'을 나타내고 있는 주요 내용들은 현행법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다른 주요 공직자들의 처우와 관련해서도 분명히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정운찬님께서는 경제학자이므로, 학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적응하여 기획재정부 장관 정도는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경제부총리' 제가 유지되고 있었다면, 그런 자리에는 어울렸을지도 모릅니다.

장관의 자리는 그간의 명성에서 다소 부족해 보이지만, 확실히 국무총리는 과분해 보입니다.

그리고, 당신께 다소 아쉬운 소리일 수도 있지만, 제 개인적 생각은, 정운찬 님께서는 기존에도 너무 '고평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적인 메시지를 더 전달하시든가, 아니면 '야구중계'를 더 열심히 하시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맞춤검색

,


--> I'm Lucky 최근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