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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영혼을 기억하는가? 1990년 개봉되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로망스 영화다. 영혼이 되어서도 연인을 지켜주고 사랑을 확인한다는 줄거리의 '사랑과 영혼'은 말그대로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로 넘어오는 시대의 하나의 화두가 되었다.

이 영화는 여배우 데미 무어(Demi Moore)의 출세작이 되었고, 그녀를 세계적 명성의 반열에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남자 주연으로 출연한 패트릭 스웨이지(Patrick Wayne Swayze)도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데미무어는 1962년생이고, 패트릭 스웨이지는 1952년생이라고 한다. 또 이 영화에는 당시 코믹 드라마 영화의 지존이었던 '우피 골드버그'가 점술사 역으로 출연하여 흥미를 더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당시에 숱한 화제를 뿌리며 많은 얘기거리를 만들어냈다.
먼저, 여배우 데미 무어에 대한 동경과 관심이 증폭되었다. 당시만 해도 젊은 매력이 돋보였서 너무 매력적인 배우라는 의견도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데미 무어는 이 영화로 인해 너무 고평가되어온 느낌이 있다.)
두번째는 남자 주연 패트릭 스웨이지의 평범하지만 순수하고 영혼까지도 울리는 캐릭터의 매력이 화제가 되었다.

특히 이 영화에서 OST도 등장한 사랑과 영혼 주제곡 'Unchanged Melody' (Righteous Brothers)는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이 영화에서 이 곡이 등장한 이후로, 향후 수년간 라디오에서든 방송에서는 이 곡은 하루에도 몇 번씩 들을 수 있는 곡이 되었다.
'Oh, my Love, My Darling~' 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부드러운 사랑의 하모니이면서도, 영화의 분위기, 주제와 너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노래 자체도 좋다.

'사랑과 영혼'의 영화를 다시보면, 결코 헐리우드의 블랙버스터들처럼 엄청난 예산과 SF적인 기술을 도입한 영화가 아니다. 약간은 황당할 수도 있는 '고스트'(ghost)가 된 영혼과 연인과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순정 드라마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1990년의 문턱에서 엄청난 대유행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1980년대에는 'ET', '인디아나존스', '로보캅', '터미네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SF와 엄청난 블랙버스터가 휩쓸던 시대였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후반기에 해빙무드로 접어들기는 했지만, 그것이 과시화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냉전의 기류가 흐르고 있었고, 첩보 영화들이 TV에서든 영화관에서든 대히트를 칠만큼 주눅들 수 밖에 없는 세계사적 분위기였다.
이런 기류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1970년대 '러브스토리'(Love Story)가 있었다면, 1980년대에는 마땅히 떠오르는 로망이 없다. 


1990년대 젊은이들로 등극한 20대들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러브 스토리'를 고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1980년대 시대가 안겨주는 젊음의 고통이 없었다고 할 수 없는 이들은 솔직히 '정서'와 영화적 '연민'에 목말라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시점에 '사랑과 영혼'(Ghost)는 젊은 영혼들의 사랑의 전선을 흔들며 전세계를 강타한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해서 특히 기억에 나는 점은, 20대 중후반의 학교 여선생님들의 반응이었다.
당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었던 필자는 과목수업시간마다 달리 들어오는 수많은 여선생님들의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을 낱낱이 확인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본인들이 먼저 입에 거품을 물고 말했으니까!!

A라는 여선생님은 "이 영화는 내 평생 최고의 영화다", B라는 여선생님은 "패트릭 스웨이지 너무 멋져. 데미무어 너무 부러워", C라는 여선생님은 "나도 누군가 패트릭 스웨이지처럼 뒤에서 꼭 안아 줬으면~"하고 감탄을 연발했다. 
이런 영화에 대한 반응은 30대 초중반으로 접어든 올드미스 여선생님들도 다르지 않았다. (당시라면 이 나이대는 올드미스였다. 지금은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그냥 영화에 다들 '광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도대체 이 영화가 왜 좋은 것인지 이해를 못했다. 여전히 SF와 액션이 즐거웠을 나이에, "영혼"이 되어서 찾아온다는 다소 설득력 떨어지는 구성과 여기에 '영혼과 사랑'을 얹은 스토리 라인은 어찌보면 애들이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올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왜 그토록 20대 여선생님들은 이 영화에 광분을 했던 것일까?

아마 20대 '구애'와 '사랑'의 시기를 헤쳐가는 자신들의 시대를 대변할 대표 코드(code), 기념비적 작품으로 기념하고 싶어서이지 않았을까 한다.
1970년대 사랑이야기를 떠올리면 대명사처럼 'Love Story'가 떠오르는 것처럼, 무작정 SF나 액션, 블랙버스터를 따라갈 수도 없는 당시 20대의 '젊은 여성 영혼'들은 자신들의 '감성적 영혼'을 내어줄 수 있는 영화로 '사랑과 영혼'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다소 황당해 보이기까지하는 이 영화는, 주인공으로 나왔던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도자기 하나 같이 돌리는 것만으로 젊은 영혼들을 사로잡아 버린 것이다. 이후 이 장면은 엄청나게 패러디되었고, 지금도 패러디되고 있다. 



'사랑과 영혼'에 감탄하고 탄식했던 당시 20대 중후반의 여선생님들은 이제 20년이 되어가는 마당에 40대 후반이나 50대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의 꼬맹이들은 이제 성년이 되어 다음 세대들을 만나보고 있는 마당에, 세월은 참 무상하다는 말이 실감될 지경이다. 

이런 시기에 남자 주연이었던 패트릭 스웨이지가 57세의 일기로 '췌장암'으로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고 한다. '사랑과 영혼'의 주연들이 젊은 영혼들에게 남긴 감동과 기억은 남다르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40~50대가 더 안타까움을 느낄 수도 있다. 아름다운 '영혼'이 되어 영면할 것으로 믿는다. 주제곡 'Unchanged Melody'에서 울려퍼지는 'I Need Your Love, I Need Your Love~'처럼 사랑이 필요한 시기에 사랑을 던져준 것이 아닌가. '사랑'을 주었고 사랑의 '추억'을 선사했다. 영화가 주는 불멸의 감동처럼, 'Unchanged Melody'를 지금 다시 들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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