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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웹사회의 초유의 관심사는 '미네르바' 였다.

개인적으로 불쾌했다. 한국의 대중적 지성 사회가 이 정도 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그 수많은 자칭 전문가들과, 지식인들은 과연 무엇했는가?

이미 2007년 하반기부터, 2008년 초입까지 너무나 명백하게 예견되는 경제적 위기 상황에 지식 사회는 무력했다.
도대체 대학은 뭘 했는가?

엄청난 공공의 지원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넘쳐난다는 지성 사회가 과연 무엇을 했는가?
뒷북 치기에 바빴다.


정치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전해들은 바,
유력한 국립대 전공 교수는 자기도 이명박을 뽑아놓고, 이 지경일 줄 몰랐다, 자기도 포기했다고 푸념했다고 한다.

푸념만 하면 끝인가?

'푸념'은 동네 노친네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과연 이 지경까지 오는 동안, '지성 사회'라는 양반들은 도대체 뭘 했느냐 말이다.

하다못해, 10대 중고등학생, 20대 청춘들도 거리에서 '범법자'의 '누명'을 쓰면서도 그들의 억울함을 표출했다.

지성사회는 시대가 이 지경으로 가고 있는데,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감투만 쓰고 있으면 다 일까?


이런 지성 사회의 직무 유기가 "미네르바"라는 괴물을 탄생시킨 것이다.

물론, 누구나 자유롭게 글 쓰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맞든 틀리든, 사실을 썼든, 소설을 썼든, 그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 단죄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더 명백하다.

이 점에서 "미네르바"에 대한 사법적 대응은 잘못 됐다고 필자도 옹호했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각종 게시판에 올린 글들의 합리성, 정확성, 전문성, 진실성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얼마나 지성 사회가 무기력하면, "미네르바" 같은 "저질" 글이 바람몰이를 하느냐 이 말이다.

"저질" 글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겠다.


예컨대,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산업은행 협상 건으로 대중적으로 노출되었고, 그 이전에 대형투자금융기관들이 흔들릴 때도, 다음 타겟(target)으로 이미 지목되었었다. 2008년 연초중반부터 그랬다는 것이다. 이거는 해외 경제기사만 보고 있어도 아는 사실이다. 뭐 새삼스러울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산업은행의 일부 인수가 저지되면서, 사실상 파산의 경로로 들어섰기 때문에, 더욱 새삼스러울 게 없다.

환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환율도 1,050원을 2008년 중반 2차 상향돌파하면서 이미 1,300원, 1,500원대가 눈에 보이고 있었다.
여기에 그가 상방의 의견쪽에 가세한 것이, 방향성이 맞았을 뿐이다. 즉, 그가 말해서 환율이 폭등한 게 아니라, '환율'은 그 시기에 이미 갈 길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뭐 새삼스러운게 있는가?
그리고 나머지는 다 "거짓말"이었다. 자기의 지위나 경험, 근거들을 "거짓"으로 일관했고, 본질적으로 "예측"과 "인지적 경고"에 어떤 신뢰성이 없었다.
주가에서나 경제전망에서나 모든 면에서 마찬가지다. 주가가 폭락했는가, 경제가 망가졌는가?

물론, 그도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이 정권에 대한 정책적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불만을 표출하는 것과,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왜 자신을 "신격화"하는가? 

뭘 신격화하고 권위로 인정받고 싶은 것인지 묻고 싶다.
아고라에서 조회수가 높았다는 것을 권위로 인정받고 싶은 것인가?


'미네르바'라는 사람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지만,
그가 지금 하고 있는 경과들은 심히 불쾌하고, 우려스럽다.


전문 기자 행세를 한다거나, 책을 출판한다던가, 경제전문가 행세를 한다던가 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물론 기자도 할 수 있고, 책도 출판할 수 있고, 경제애널리스트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신뢰성이 있고, 정확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이전에 "정직"해야 하지 않는가?

누구나 글 쓸 자유는 있으되, 거기에 "책임"이 따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노고"를 더했거나, "고통"스럽게 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에 대한 최선의 면피전략은 결국 "정직"일 뿐이다.

미네르바는 스스로 얼마나 "정직"했는가? 지금 얼마나 정직하게 행동하고 있는가?


그가 아고라에 올린 글들의 대부분은 "소설", "창작"에 불과했다.
이런 글들을 추려 모아, 그가 이번에 "책"을 출판한다고 한다.


심히 불쾌하고 우려스럽다.

얼마나 지성사회가 "개.판"을 쳤으면 이런 책이 "권위"를 가장하여 서점에 나오는가?
물론 책 쓸 자유 있다, 출판할 자유 있다. 그러나 무엇이 "권위"를 형성하고 "신뢰"를 형성하고,
정직하고 바람직한 시각에서의 "전망"을 제시해 주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미네르바"는 책을 출간하기에 앞서 반드시 책표지에 "소설"이라는 표시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책을 써서 내고 싶으면, 차라리 원고를 새로 써서 새로운 전망으로 내는 것이 합당하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미네르바"라는 "명칭"을 더이상 팔지 말라.
미네르바는 그리스 신화의 "여신"일 뿐이고, 그것으로 머물러야 한다.


이 글이 불만이면, 나에게 "끝장 토론"이나 "막장 토론"을 제안해도 좋다.

나는 뻥치는 사람을 높게 취급하지 않는다. 뻥이 아니었더라도, 그의 글에는 "예측"다운 "예측"과 "전망"이 없다.
적절하지 못한 시기에, 뒷북치며 대중을 기만하고 혹세무민(惑世誣民)했을 뿐이다.
더 게으른 지성사회도 있었으니 안한 것보다 낫다고 변명할 수도 있으나, 혹세무민의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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