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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남긴 시인 중의 한 분인 김현승 님의 아버지의 마음, 눈물, 플라타너스 입니다.
눈물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면서 쓰신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 _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눈물 _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후 쓰신 시입니다.)





플라타너스 _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오를 제
홀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 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 김현승 (1913~1975)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한 김현승은 자연스럽게 기독교적 세계관과 서구적 생활환경에 익숙하게 되었다. 그는 종교 사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앙시와 양심의 시를 개척했는데 종교적인 측면에서는 관념의 세계를 신앙적 정면 대결 정신으로 극복하였고, 윤리적으로는 인간의 실존적 자아탐구에 대해 고뇌하여 끝내는 신의 절대주의적 경지에까지 이르렀다고 평가받는다. 김현승 시의 중심 사상이 된 '고독'은 결국 자신이 추구하던 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인데 그는 여기에서 절망이나 회의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는 자아 탐구를 통하여 인간 생명과 진실을 노래하였으며 마침내 보편적 진리에 도달하였다.


김현승 시인의 사후 30주기를 맞아 출간된 시전집이다. 1974년 시인 생전에 관동출판사에서 발간한 첫 번째 전집과, 1985년 사후 10주년을 맞아 시인사(주간 조태일)에서 발간한 두 번째 전집에 이어 세 번째로 펴내는 작품집이다. 숭실어문학회에서 발굴, 정리한 18편의 시와 기타 미발표 시, 김인섭 교수가 필사하여 두었던 작품 등 도합 33편을 새롭게 추가하여, 총 300편의 시를 수록했다.



자세히 살펴보기



<김현승시초>

자서

제1부
눈물 l 푸라타나스 l 오월의 환희 l 사랑을 말함 l 내가 가난할 때 l 나무와 먼길 l 인생송가 l 고전주의자 l 건강체 l 가을의 기도 l 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l 가을의 입상 l 자화상

제2부
창 l 바람 l 어제 l 내일 l 신록 l 바다의 육체 l 가을이 오는 시간 l 가을의 소묘 l 가을의 시 l 청천 l 가을비 l 이별에게 l 무등차 l 꿈



<옹호자의 노래>

자서

제1부
신설 l 사월 l 창 l 바람 l 봄비는 음악의 생태로 l 신록 l 삼림의 마음 l 낭만평야 l 오월의 환희 l 주말 동경 l 바다의 육체 l 십이월 l 밤 안개 속에서 l 나무와 먼 길 l 산줄기에 올라 l 겨울방학 l 여름방학

제2부
슬픔 l 눈물 l 독신자 l 속죄양 l 프라타나스 l 빛 l 보석 l 가로수 l 자화상 l 지상의 시 l 사랑을 말함 l 인생송가 l 내가 가난할 때 l 육체 l 건강체 l 양심의 금속성 l 고전주의자 l 꿈 l 내 마음은 마른 나무가지 l 수평선 l 종소리 l 밤은 영양이 풍부하다 l 내가 묻힌 이 밤은 l 유성에 붙여 l 슬퍼하지 않는 것은 l 체념이라는 것 l 그냥 살아야지 l 순수 l 이별에게 l 내일 l 어제

제3부
가을이 오는 시간 l 가을의 입상 l 가을의 기도 l 가을의 시 l 가을의 포도 l 가을은 눈의 계절 l 가을의 향기 l 가을의 소묘 l 가을 넥타이 l 가을 비 l 무등차

제4부
눈물보다 웃음을 l 박명의 남은 시간 속에서 l 옹호자의 노래 l 갈구자 l 호소 l 슬픈 아버지 l 인간은 고독하다 l 신서오가 자유를 l 일천구백육십년의 연가 l 우리는 일어섰다 l 석간을 사서 들다

<견고한 고독>

제1부
길 l 무형의 노래 l 견고한 고독 l 겨울 까마귀 l 병 l 제목 l 어린것들 l 제한의 창 l 희망이라는 것 l 마음의 집 l 시의 맛 l 참나무가 탈 때 l 돌에 사긴 나의 시 l 영혼과 중년 l 겨우살이

제2부
파도 l 보석 l 산포도

제3부
삼월의 시 l 삼월생 l 한국의 오월 l 가을이 오는 달 l 가을 저녁 l 가을의 비명 l 겨울의 입구에서 l 크리스마스와 우리 집 l 겨울 나그네 l 해동기 l 형광등

제4부
너를 세울지라 l 조국의 흙 한 줌 l 아벨의 노래 l 시의 겨울 l 형설의 공 l 나의 심금을 울리는 낡은 제목들 l 책 l 추억

후기

<절대 고독>

자서

제1부
순금 l 절대고독 l 고독의 끝 l 고독한 싸움 l 고독한 이유 l 어리석은 갈대 l 빈 손바닥 l 부재 l 당신마저도 l 연 l 완전겨울 l 신년송

제2부
절대신앙 l 나의 한계 l 나의 지혜 l 나의 진실 l 아침 식사 l 겨울 실내악 l 평범한 하루 l 목적 l 선을 그으며 l 불완전 l 일요일의 미학

제3부
미래의 날개 l 치아의 시 l 상상법 l 나의 시 l 시는 없다 l 아버지의 마음 l 아버지의 자장가 l 내 마음 흙이 되어 l 사랑하는 여인에게 l 지평선 l 누가 우리의 참 스승인가 l 우주인에게 주는 편지 l 우주시대에 붙여

<김현승시전집 1974년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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