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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신설되는 대담프로 황금나침반 첫회에 소위 '텐프로' 20대 초반 여성이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분명히 반대한다.

황금나침반의 기획의도를 보면,
방황하는 청춘의 인생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와 경륜이 있는 장년 독설가들이 패널로 대담을 이끌어 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의도에서 본다면, 20대 텐프로 여성도 청춘이므로, 여기에 분명히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여성의 출연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이유 외에,
1) 텐프로 여성들도 그 숫자가 적지 않을 것이고, 20대 삶의 한 부분일 수 있으므로 차별을 둘 수가 없고,
2) 어려움 없이 나가고 있는 상황보다는 예외적이고 힘든 상황에 처한 집단이나 개인을 출연시키는 것이 더 의미가 있으므로,
3) 당연히 위의 기획의도에서 보더라도 출연할 수 있다고 얘기할 것이다.

반면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1) 텐프로가 20대의 보편적인 삶의 한 모습인지 의문이므로, 청춘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지가 회의적이고,
2) 모든 시청집단이 시청하는데,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선정하여야 하는가가 의문이며,
3) 보편적으로 수긍가능한 공통적인 청춘의 삶과 주제를 다루어야지, 텐프로는 소위 '일탈'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 입장 외에, 다양한 이유에서, 황금나침반의 초반부터 텐프로 여성이 출연하는 것을 반대한다. 단순히 선정성 논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첫째, 처음부터 텐프로 여성이 출연해야 하는가이다.
황금나침반이라는 '청춘'의 고민을 상담하는 새로운 프로를 가지고 나왔으면, 우선 센세이션 보다는 그러한 존재가치와 의미를 인정받고 호응을 얻어내야 한다.
그럴려면, 특수한 환경의 상황보다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자기 삶과 연동된 주제와 출연집단 선정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다.
텐프로 여성은 20대 여성이 일반적으로 선택하거나 겪는 환경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보편적으로 권장되지도 않는다. 흥미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을 뿐이지, 프로그램 편성의 존재가치를 초반부터 오히려 삭감시킬 수 있다.

둘째, 텐프로 여성만이 출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이다.
이 점은, 텐프로 여성의 삶이 과연 '청춘', '20대'의 문제인가 하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텐프로의 존재는 20대를 넘어서는 30대, 40대, 50대, 60대,... 즉 중장년층의 문제가 아닌가?
사회적 성도덕이나 음주문화, 가정윤리적인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인데, 책임자들은 모두 쏙 빠진 마당에, 과연 텐프로 여성이 홀로 나와서 '신세한탄식'으로 진행한 들 어떤 사회적 의미나 합의나 비판이 이루어지겠는가.
오히려, 사회적인 부조리를 '텐프로 여성'의 개인적인 문제 쯤으로 치부해 버리고 선입견을 심는 과오를 범할 수 있다.

셋째, 사회 일반의 건전성, 도덕성의 유지는 그 예외적 환경보다 더 우월하고 보존되어야 한다.
사회부조리라고 하든, 개인의 자율적 선택이라고 하든, 일반적으로 도덕적 해이라고 치부되는 명백한 환경이, 모든 시청 집단이 시청하는 공중파에서 '대범하게' 진행되어야 하는가이다.
이런 상황을 모든 시청자 집단이 수긍하기도 힘들다. 사회 일반의 건전한 도덕적 환경은 텐프로를 분명히 멀리하기 때문이다.

넷째, 만일 이러한 상황이 가능하다면, 동일하게 일탈적인 상황이나 더 일탈적이거나 반사회적인 상황들도, 단지 '청춘'이 걸려있다는 이유만으로 출연이 가능하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예컨대, 마약흡입자도 나올 수 있고, 반사회적 범죄자들도 단지 '청춘'이므로 출연이 가능하다는 논리가 성립하는데, 그렇다면 이 방송은 예컨대, '소년교도소'나 '교도소'에서도 방송이 가능하다(그런 출연자들도 출연시킬 수 있다)는 뜻인데, 얼마나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섯째, 20~30대, 청춘의 어려움은 정상적인 환경에서 사회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사회적인 비효율성과 부조리, 제약으로 인해 그런 의지와 삶의 실현이 제약되고 굴곡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사회가 모두가 텐프로가 되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았고, 텐프로가 필수라거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텐프로의 소리부터 듣는 것은, 텐프로를 회피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적어도 보다 건전한 20대에게 무례한 도전일 수 있다.

여섯째, 다소 일탈적인 환경을 첫방송에서 선보이는 것은, 방송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상황에 대한 그릇된 인정의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텐프로' 자체가 일상적이지도 않으며,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인데, 이것이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것으로 격상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출발하는 이런 흐름은 적어도 필자가 접한 경우에는 최근의 SBS에서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SBS는 최근에 명세빈을 출연시킨 특집 '기생전'에서 '일본의 게이샤'는 떳떳하게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데, 한국의 기생은 없어졌으니 참으로 한탄스럽고 부활시켜보는게 어떨까...하는 참으로 기가 찬 노골적인 논리를 보여주었고, 이미 이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왜냐하면, 여성을 '성의 보조물'로 삼는 것은 과거 불평등시대의 반인권적 문화의 산물로, 그러한 구태가 해체되면서 한국의 '기생'도 그 구태적 명칭으로는 이미 사라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본의 '게이샤'도 있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벌써 마땅히 없어져야 마땅하며, 적어도 '일본 게이샤가 있으니 한국의 기생이 부활애햐 한다'는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지 텐프로가 되었을 뿐, 사회에 죄지은 것도 아닌데, 왜 차별받아야 하고, 방송에 나가면 안되냐고 반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의 건전성과 보편성은 예외적 환경보다 더 중요하고, 적어도 우월하며 우선적이다.
범죄자들을 교도소에 가두거나 형벌을 주는 것은 그들이 미워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는 일반의 보편적인 건전성이 우월하기 때문이고, 그들의 삶이 더욱 우선 요람에서 무덤까지 온전하게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까놓고 얘기하면, 텐프로에 빠져들어 일반적 사회기준에 따르면 다소 일탈을 선택한 이들보다는,
그렇지 않고 건전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다수의 청춘들의 삶이 솔직하게 냉정하게 얘기하면 더 우선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SBS가 황금나침반을 신설하여 프로신설의 취지를 살리고자 한다면, 텐프로라는 흥미위주의 예외적 상황보다는,
보다 건전하고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청춘들의 주제와 삶부터 선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이 대학생이 되는 마당에, '등록금'이 공통문제라면 이에 해당하는 이들을 먼저 출연시켜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명이 아니라 다른 상황에 처했지만 공통의 문제를 지닌 다수의 출연자들을 함께 출연시킬 수도 있다.

'등록금'때문에 텐프로를 선택한 이들도 있다면, 등록금 때문에 삭발한 여대생을 동시에 함께 출연시켜 보는 것이 더 극명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텐프로만은 아니다.

텐프로는 건전한 일반 청춘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선택해야 하는 것도, 꼭 보아야 하는 것도,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텐프로는 일반적 '20대'의 문제가 아니라, 기성세대와 또 기성세대를 만들어낼 사회적 접근의 문제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최소한 텐프로를 프로 첫편에 배치한 SBS의 의도는 역시 의심스럽다. 아니라고 본다.

SBS가 첫방송에서 무리하게 '텐프로'를 소재삼았으나, 여기에서 설득력 있는 '청춘 일반'의 화두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이 프로는 초기부터 논쟁을 일으키고, 좌초를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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