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문
국민은 지쳤다. 육체적 피로, 정신적 피로가 이미 한계선을 넘고 있다. 잠을 제대로 못잔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일도 손에 안잡힌다. 만난 것도 아니고, 얼굴을 마주 본 것도 아닌데, 이렇게 국민의 정신과 육체를 말라 비트는 위정자는 정말로 위대한 능력을 지녔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급기야 국민은 촛불을 들었다. 펜을 들었고, 입을 열었다. 국민이 왜 괴로운지, 무엇이 우리를 괴롭게 하고, 해법은 무엇인지 성토해 나갔다. 초등학생도 나섰고 대학생도 나섰다. 직장인도 나서고 주부들도 나섰다. 해외동포들도 나섰다.
국민은 지금 타는 목마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둠을 이야기한다. 이 갈증과 어둠을 해소하기 위해, 빛을 찾아 국민은 광장으로 나왔다. 태극기를 걸치고, 애국가를 부르며 광장에서 국민은 한 달 이상을 성토했다. 그러나 변화없는 위정자들은 국민을 다시 거리로 내몰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와 국민의 숭고하고 준엄한 최초의 약속인 헌법제1조는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며 국가의 방향을 포함하는 모든 의사결정권을 가짐을 천명하고 있다. 이 국가는 국민의 것이다. 내 것이다. 국민이 스스로 편하자고 일부 권능을 위양한 위정자들의 것이 아니다. 하물며 대통령의 것이 아님은 더욱 분명하다. 대통령은 국민의 월급사장일 뿐이다.
[ 국민의 신임 철회로 이미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지지율 ]
최근 유력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명박씨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약 17%라고 한다. 여론조사에서 양극단을 제외하면, 17%의 지지율은 국정운영이 사실상으로 불가능한 수치이다.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되는 수치이고, 자진사퇴해야만 하는 수치다. 또한 5일 모TV프로의 인터넷여론조사에서 2만여명 이상이 참여한 '지난100일 이명박정권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에서는 최악인 '잘못했다'라는 평가가 99%에 달했다. 사실상 전원이 잘못했다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정권에 더 이상 희망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는가?
이명박씨는 조속히 사퇴선언해야 한다. 대통령제이든 의원내각제이든 16~17%의 지지율로는 민주적정당성을 가진 국정운영을 할 수 없고, 이러한 지지율은 사실 지지율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정권에 대한 사실상의 국민의 거부권 행사를 뜻하는 것이다. 그것도 정권말기가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한 100일째 현충일의 현실이다. 국민은 지금 후회하고 있고, 선거 선택이 현명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며, 조기에 이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다.
단지 선거로 당선되었다고 해서 지지율도 거의 없고 국민이 돌아선 대통령을 보고, 아직도 한참 남은 약 5년여의 세월을 하염없이 끌고간다는 것은 국가에게도 너무 비극이고 국민에게도 너무 치명적인 고통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일뿐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선거는 운전하고싶은 사람에 운전을 허락한 것일 뿐, 그가 안전운행을 하고 동승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방법과 속도, 동의를 얻어서 가는지 보증하지 못한다. 또한 선거일의 일시적 인기투표인 선거결과는 결코 '운전면허증'이 아니며 당선자가 '운전하는 법'을 알고 있는지도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모든 것이 아니다.
국민은 언제든지 선거로 위임한 위정자의 권력을 회수 요청할 수 있다. 국민은 국민 편하자고 자신의 일부 권력을 위임했을 뿐이다. 위임을 받은 피위임자가 국민의 의사를 거스르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에 반역하고 반기를 든다면, 당연히 국민은 그런 반역의 위정자에 대한 수권을 회수해 올 수 있다. 국민은 지금 이명박씨에 대한 수권의 회수를 선언하며, 이명박씨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다.
[ 국민은 권력의 잠정회수와 이명박정권의 자진사퇴를 정중히 요구한다 ]
국민 대다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희망이 없으며, 전망이 보이지 않고, 개선의 가능성이 없으며, 지난 100일의 과오가 용인 불가능하다. 100일을 맞아 국민들은 국민과 이명박 정권의 수권관계가 조기에 종식되어야 하며, 또다른 고통의 100일로, 고통과 오욕의 5년으로 연장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 이명박씨는 월급사장으로서의 능력 부족으로 대한민국의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로 이명박씨의 해임에 이미 합의를 보고 이명박씨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 정권이 더 이상 진전되서는 안되는 실패한 정권, 실패할 최악의 정권으로 보고 이명박씨에 대해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명박정권은 정책에 실패하고 있다. 쇠고기협상, 한반도대운하, 의료보험민영화, 물과 전기 등 기초유틸리티의 재고자산화하는 사유화, 계층심화적교육 등은 국민대다수가 절대 동의할 수도 없고, 찬성하는 것도 아니며, 양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기업민영화의 경우에도, 공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민영화해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을 수 없다. 자신들이 임기중 주요한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것들이 죄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것들인데, 정권 연장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둘째, 이명박정권은 인사가 실패했다. 국가는 사적조직이나 사기업이 아니다. 소위 '강부자, 고소영'이라는 주변 인물들로는 절대 국민의 신임을 획득할 수 없다. 자신이 우연히 알게된 지인만을 찾아다니며, 국민의 의식 수준에 맞추지 않고, 자리가 요구하는 능력에 걸맞지 않은 인사들로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획득할 수 없다. 국정인력은 국가통합의 상징체이다. 통합의 요체인 인사의 부재는 곧 정권실패를 뜻하는 것이고,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셋째, 이명박정권은 국정에 실패했다. 정책이나 말이 일관성이 없고, 즉흥적이며, 짧은 시간이더라도 심사숙고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는 것이 드물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하고, 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국민 말을 듣는 것인지 안듣는 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대운하만 하더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안하면 안하는 것이지, 또 다른 것은 무엇인지 말바꾸기만을 일삼는 이런 양치기소년을 정권이라는 이름으로 앉혀 둘 수가 없다.
넷째, 신뢰를 잃어버렸다. 벗을 사귀는 것도, 사업을 하는 것도 신뢰가 기본이다. 하물며 나라일에 국민과 국가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고, 이미 형성된 신뢰마저도 갉아먹는다면, 이는 국정권력의 피위임자들로서 중대한 의무위반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왜 하겠다는 것인지, 왜 꼭 그것이어야만 하는지, 어제는 하겠다고 하고 오늘은 안하겠다고 하고, 어제 얘기와는 다르다고 하는데 사실은 말만 바꾼 같은 내용이고 한다면, 이는 초등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구멍가게 주인만도 못한 짓이다. 신뢰할 수 없는 정권을 그냥 둘 수 없다.
다섯째, 소통이 없다. 고난의 역사에서 숭고하게 건설된 이 국가는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고, 누구의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누가 더 지분을 많이 가지는 것도 아니고, 회장님 마음대로 움직이는 회사도 아니다. 일부권력의 위임자인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정권은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치명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중대한 결함을 지녀서, 국민은 즉각 위임권력을 회수할 수 밖에 없다.
여섯째, 리더십이 없다. 리더십은 '지도자'의 요체이다. 그런데, 지금 그 누가 이명박을 과연 '지도자'라고 칭할 수 있겠는가, 부를 수 있겠는가. 지금 누가 이명박을 과연 '지도자'라고 생각하겠는가. 높은 인격이나 철학이 바탕이되야 하지만, 굳이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민에 대한, 국가에 대한 기본교양이나 소양이 바탕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상태에서, 국가를 숭고한 공동의 결정체로 하여 국민과 함께 도달해가야할 방향에 대한 제시나 설명이 없다. 국민이 심적으로 길을 안내하는 지도자로 인정하기 힘든 상태에서 국정을 연장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결국, 국민이 없는 명목상의 민주주의의고, 민주주의의 실패다. 국민이 동의할 수도 없는 주요정책, 국민의 의사에 귀기울이지도 않고, 국민의 의사를 받들지도 않고, 신뢰는 잃어버리고, 국민을 국가로부터 소외시켜가는 이명박정권의 흐름은 결국 온존한 국가의 계속을 위해서도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이런 명백하고 총체적인 고통들을, 단지 명백한 사법적 판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힘의 권력으로 제압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것은 결국 '죽음'으로 내모는 참혹한 고통이며, 절대로 민주주의가 아니다. 죽도록 고통스러워도 참아야 한다는 말인가? 또한 이미 헌법 유린을 넘보는 다수 사례들을 계속 지적하며, 여러차례 그 위반과 경고 신호를 보내주었다. (추가)
[ 지도자로서의 소양 부족과 준비 부족이 후별(後別)되어 위임을 철회한다 ]
이명박씨의 개인적인 자질 부족도 국가적 지도자로서의 지위에는 합당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 국민은 대부분 이명박씨보다 모자른 것도 아니고, 사리분별 확실하고 똑똑하고 잘 배운 사람들이다. 이명박씨가 남들보다 똑똑하고 잘나서 지금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 지금 국민 편해보자고, 위정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일부 위임해 놓았을 뿐이다. 이런 위정자가 오히려 국민을 귀찮고, 불편하고, 고통스럽게 한다면 국민은 당연히 위임 권력을 반납할 것을 요청할 것이다. 이명박씨가 지금 보이는 태도들- 국민이 반대하더라도 밀어붙일 수 있다는 독선과 독재,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고 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하는 기만과 국민을 원숭이로 보는 듯한 조삼모사식 태도, 민주주의가 다 좋은 것은 아니라고 떳떳하게 말하는 넋이 나간 참모진, 국민은 쏙 빼놓고 '우리가 일부 실수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국민 우월적 의식-은 참으로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성나게 한다. 이명박씨는 국민의 주인이 아니고, 이 나라의 홀로 주인도 아니다. 이명박씨는 국민이 고용한 피고용인일 뿐이다. 그것도 그 '좋다는' 계약직이다.
지금 국민 대다수는 이명박씨의 이런 행태가 초기의 시행착오가 아닌 개선과 회복이 불가능한 체화된 태도, 지속될 태도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판단은 합당해 보인다.
결국 이명박씨는 지도자로서는 한참 모자른 <준비가 안된 지도자>, <100일의 완전한 실패>의 면모를 너무나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리와 지위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교양과 사리판단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물러나면 된다. 그것이 무슨 하늘이 두 쪽날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 역사적으로 이루어진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내에서의 자정의 능력을 그 축복으로 선사하고 있다. 이명박씨가 국민의 대의를 좇아 자진사퇴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민의의 흐름이고, 이 나라 민주주의의 흐름이다.
[ 민주주의를 위한 최후의 기여로 결단 표명해 주시기 바란다 ]
이명박씨가 지금 자진 사퇴를 선언할 때, 오히려 그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키고, 시민에게 내재한 놀라운 자율적 민주주의의 힘을 우리 역사와 미래 동력의 원천으로 위대하게 승화시키는 과도기의 한 결단자로 칭송받을 것이 분명하다.
이명박씨는 자진 사퇴하기를 바란다. 1시간을 더 생각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빠르면 빠를 수록 더 좋다고 본다. 이미 호국선열들의 날인 6월 6일 현충일에 그 어떤 때보다 좋은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지만, 4일이 더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진 것이 있는가. 늘어가는 것은 국민의 짜증과 분노이며 경제의 파탄이다. 국민의 대의에 따라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더 이상 생각할 것도 늦출 것도 없다. 국민의 판단은 이미 끝났다.
이러한 정확한 국민의 의사를 이명박씨가 조기에 명확히 알아야 할 것이므로, 우리는 이런 의사를 당사자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대한민국 국민 일동 -
* 이 글을 써서 알린지 조금 있으면 이제 1년이 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무엇때문에, 누구를 위해 이렇게 참아 온 것인가?
달라진게 이토록 없는가 놀랍고 참담할 뿐이고, 애초 1시간 더 참자고 한게 참 개탄스럽다.
지난 1년은 너무 고통스러웠다. 지금은 더 고통스럽다. 그리고 먼저 가서는 안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