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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토커(talker)로 유명한 데프콘의 신곡이 인터넷 방송의 '여성 BJ'를 노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서 'BJ'는 'Broadcasting Jockey'의 약자로 인터넷 개인 방송국에서 방송을 하는 '방송 자키'(진행자)를 말한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서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아프리카TV'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 노래에서 '여성 BJ'는 사실상 '아프리카 TV'에서 방송하는 여성 방송 진행자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데프콘의 이번 노래 "그녀는 낙태중"을 보면, 가사 중에 '풍선'도 나오므로, 아프리카TV가 도입하고 있는 '별풍선' 시스템을 언급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먼저, 이번 데프콘의 노래는 '18금'에 해당하여 성인들만 들을 노래인 거 같다.
가사가 직설적이고, 내용의 주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이용가'로 과도하게 논란이 되는 것이 사실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프콘의 이번 노래가 적절한가 생각해 보자. 
물론, '성인이 들을만한' 노래이므로, 성인의 시각에서 얘기해 보는 것이다. 


1) 데프콘은 이런 노래를 충분히 노래할 자유 있다

어떤 내용으로 가사를 작사하고 작곡을 하여 노래를 부를 것인가는 전적으로 '뮤지션', 아티스트 본인 마음이다.

다만, 그런 내용을 대중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가, 예술적 감흥을 느낄 수 있는가가 대중들에게 맡겨질 뿐이다.

3월 16일 발매한 데프콘의 이번 앨범 'Macho Museum'에 수록된 이번 노래도 마찬가지다.
이번 앨범에는 구지성이 피쳐링한 '래퍼들이 헤어지는 방법' 외에 모두 12곡이 들어있다.


2) 데프콘은 왜 이런 노래를 했을까?
이 노래를 보면, 특정 인터넷 방송국의 여성 BJ를 비난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노래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이 금전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풍선'을 '구걸'하는 모습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인터넷 방송국에서 방송을 하고 있는 '여성 BJ'들이나 시청자들이 이 노래를 자기에 대한 '비하'로 여길 필요는 없을거 같다. 
이 노래는 '숨겨진 (보편적인)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소재로 '인터넷 방송 BJ'나 '풍선'을 선택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걸로 끝일까? '숨겨진 주제'는 과연 무엇일까?


3) 10대, 20대 여성의 어두운 삶 직설적으로 고발
곡의 초반 도입부에서 나래이션으로 펼치듯이, 이 노래 '주인공'의 이야기는 '주제'를 형상화하기 위한 하나의 '픽션'(fiction)일 수도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데프콘의 이번 노래를 보면, 가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10대 후반이나, 20대로 추정되는 '여성'의 삶이 아주 암울하다.
그러면서도, 인터넷 방송이라도 해서 '풍선'을 요구해야 한다.

어두운 과거와 현실의 문턱을 지나고 있으면서, '돈벌이'는 해야 하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도 '학교도 잘 나가고', '명품 핸드백'도 걸치는 '그녀'는 젊음의 '의욕'이 있다.
다만, '엄마'에게 잔소리 듣기 싫어 상처를 주는 대목에선 여전히 '어리다', '이율배반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4) 젊은 여성들이여, 제대로 살고 있나?
이 노래를 보면, '돈벌이', '용돈벌이'에 내몰린 젊은 여성들, '성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가는지 의심스러운 이 시대 여성들의 현실을 노래하고 있다.

그것은 시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여성들 자신들의 문제일 수도 있다.

데프콘의 이번 노래에 등장하는 '인터넷 BJ'도 마냥 수동적으로 상처만 받는 주체는 아니다. 자기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성적인 코드'를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생각해 보자. 물론 시대가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데프콘이 노래하듯이 'Body', '몸'이나 'Soul', '영혼'의 관점에서 이 시대의 젊은 여성들은 자신들을 보호할만큼 스스로 충분히 '장전'하고 있는 것일까?

예컨대, 지금 이 시간에도 각종 유흥업소와 성을 매개로 하는 신종업체들이 넘쳐 나고 있다.
물론, 남성들이 호기심에라도 이런 곳을 많이 애용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여기에도 '자본'의 논리가 작용해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구체적으로 논하기 전에, 더 중요한 것은 뭘까?
젊은 여성들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 '주체적인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있지만, '공급'이 있으니까 '수요'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데프콘이 하고 싶었던 얘기가 바로 그거라고 생각한다.

데프콘의 이번 노래에 등장하는 '여성의 모습'은 '여성 BJ'이라는데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고 있는 오늘날 젊은 여성들의 모습'을 '고발'하는데 그 본질이 있다고 해석해 본다.

단순히 사회가 그러니까, 다른 길이 없으니까 그렇게 변명하지 말고, 여성들도 스스로 '도덕적'으로 무장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자기가 원한다면 문제 없지만, 원하지 않는 인생의 길을 자신이 걷고 있다면'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메시지일 거다.

'너가 뭔데 그런 노래를 하느냐'고 따질 수 있지만, 다시 말하지만, '어떤 노래를 하느냐'는 '아티스트'의 자유다.
하지만,  이 노래는 무엇보다 우선 '아주 조숙한 친구들이 아니면' 성인들만 듣는 것이 적절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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