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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필요한 일이 있어서, 손목시계를 하나 사게 되었다.

나는 이 때까지 시계를 차 본 일이 거의 없다. 손목에 시계를 메야 할 필요성도 못느꼈다.

시계가 필요한 때까 있었다면, 초등학교 시절 멋 부린다고 '전자 시계' 하나만 사달라고 조르던 일이나, 
혹은 고등학교 시절 제 시간에 등교하기 위해 손목에 시계 하나는 필요하던 시절 말고는 없다.

'삐삐'가 나오더니, '시티폰'도 신기했는데, 어느덧 '핸드폰'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힘든 시절이 되었다. 핸드폰 뚜껑 한 번 열어보면 나오는 시간을 굳이 거추장스럽게 손목 시계까지 달고 다니면서 확인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 생각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기계식으로 시간을 체크할 일이 있어서, 기계 시계를 하나 장만하게 된 것이다. 

재미난 것은 이 시계가 무척 싸구려다. 길거리에서 샀지만, 그래도 가격은 '1만원'이나 하니, 완전 싸구려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 효능에 비해서는 무척 싸다. 

유한한 '인간'에게 절대적인 '시간'을 말해주는 시계가, 어떻게 보면 정확하게 '딱딱' 분침이 돌아가는게 신기할 지경인 이 시계가, 땅에서 캐서 엄청난 '열'을 가해야 얻어지는 '고노동'의 산물, 스테인레스 스틸을 부품으로 하고, 가죽끈까지 달린 이 기계식 시계를 단돈 1만원에 구할 수 있으니, 싸지 않은가...

'롤렉스'(Rolex)와 같은 명품 시계는 아니어도, '골드', '카시오페아'와 같은 폼나는 명칭을 액면에 달고 있는 이 시계는 심플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로렉스 시계'나 '골드 카시오페아'나 뭐가 다르겠는가. 
좋지 않은가... 골드(Gold), 황금, 그리고 카시오페아(Casiopea), 'Casiopeia'도 아니고 'Casiopea'다.

시계는 잘 돌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시계를 차보니 새삼 '시간이 나와  함께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안타까우면서도 든든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시간'을 '실체'로 느끼게 되는거 같다. 

손목에 뭔가를 차고 있으니, 감각적으로도 심리적인 허전함이 덜한 거 같다. 그래서 여인들이 악세사리를 많이 찾는지도 모르겠다. 

기계식 시계가 좋은 점은 옆에 바늘 한 번 돌려주면 된다는 거다. 물론 10년 넘어가는 집안의 기계식 시계도 다 고장나거나, '수은전지'라도 넣어주어야 하는 것으로 결론났지만, 심플한 고전미를 풍기는 이 '싸구려' 시계는 상당히 오래 갈 것을 의심치 않는다.
전자식 시계처럼 '전지 충전'을 안해도 되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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